Urban Data
Science Lab

“시민과 함께 미래를 열어가는 과학적 도시 연구의 산실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과거와 구분되는 주요한 차별점은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에 있습니다. 사물인터넷과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빅데이터를 통한 초연결사회의 출연은 도시 공간과 사회 근간에 여러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알려져 있죠. 시민들은 삶의 편리성과 같은 긍정적인 부분보다 너무 빠르고 급한 변화에 많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도시는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함께 시민들을 위한 인식 개선과 정보 교육이 필요할 때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 서울시와 서울대학교 빅데이터연구원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의 미래를 준비하는 ‘도시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를 열었습니다. 강남구 개포디지털혁신파크 3, 4층에 위치한 이 연구소에서 서울의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 수행과 데이터 인재양성 교육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클라이언트는 이 공간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서울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시민들의 삶과 맞닿아 있는 연구소를 어떤 모습으로 디자인할지 고민했습니다. 보통 ‘연구소’라고 하면 차가운 느낌의 실험실을 연상하는데 이러한 이미지는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방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빅데이터’와 관련해 사람들이 느낄 법한 생소함이나 난해함과 같은 선입관도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였습니다. 

먼저 빅데이터에 대해 살펴보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대한 기록이자 삶을 연구하는 기술이라는, 그것이 가진 의미적 본질에 접근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의 가치와 철학을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 속에 인간의 일상성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인간의 라이프 스타일이 반영된 공간으로 창조함으로써, 사람들이 쉽게 드나들며 배움을 즐기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길 바랐습니다.

우리는 도시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를 ‘라이프 스타일 랩(Life-style Lab)’으로 설정하고, 연구소의 역할과 기능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라이프 스타일과 감성을 담은 공간으로 설계했습니다. 기존의 교육, 연구 공간이 단순한 기술의 나열과 설명의 방식이었다면, 이 공간은 전체를 하나의 스토리로 이해하고 그 속에서 기술과 정보의 맥락을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이용자가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의 동선을 키워드로 설정해보았습니다.

먼저 오픈 스페이스와 연구실, 사무실 등이 위치한 3층의 각 공간을 둘러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연구에 대한 상상(imagination)과 기술에 대한 호기심(curiosity)이 고조됩니다. 4층에서는 교육과 실습에 참여해 빅데이터의 필요성과 활용 과정 등을 습득하며(understanding) 자신의 삶에 적용(memorable)해봅니다. 여기서 마지막 심리적 동선이 ‘단절’이 아니라 이용자 개인의 일상과 미래로 ‘연결’되는 완만한 곡선임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러한 감성의 흐름과 함께, 보이지 않는 기술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전문적(professional)이고 안정적인(stable) 형태의 디자인을 갖추고 이용자들이 실제로 참여하고 경험(experience)할 수 있는 디자인적 요소를 각 공간에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3층 홀로 들어서면, 안정감을 주기 위해 밝은 회색 조의 카펫을 깔았습니다. 이 카펫에는 짙은 회색과 미색의 세모 도형 패턴이 곳곳에 있어 시각적인 재미와 창의적인 느낌을 줍니다. 카펫과 어울리는, 비비드한 원색의 스툴을 배치해 상상력을 더하고 방문자들이 앉아서 쉬거나 대기할 수 있도록 기능을 살렸습니다. 붉은색 벽돌벽과 하얀색 기둥, 거울 벽면과 검은 메탈 벽면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공간 자체에서 지적인 호기심이 느껴지도록 구성했습니다.

기획·행정 및 연구 공간으로 사용되는 사무실에는 모던한 느낌의 가구와 카펫을 배치했습니다. 4개의 회의실에는 통유리창을 달아 외부에서 봤을 때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회의하고 토론하는 모습도 공간과 어우러져 하나의 디자인적 요소로 작용하도록 했습니다. 또, 노란색, 파란색, 주황색 등 선명한 컬러를 지닌 가구들을 각 공간에 배치해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24명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오픈 스페이스에는 다양한 색감과 형태의 의자와 스툴, 기능성과 활용성이 높은 테이블을 두어 이용자들이 공간 이용의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가구들을 배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오픈 스페이스 중앙에 위치한 키친은 좀 더 눈에 띄는 모던한 유광의 블랙 타일로 벽면을 꾸미고, 레드와 화이트 가구로 구성했습니다. 긴 테이블과 하이 체어를 두어 많은 인원이 쾌적하고 깔끔하게 음식을 즐기며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스크린과 함께 최신의 시설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각종 연회와 세미나, 비즈니스 모임 등을 개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했습니다.

문을 열고 나와 잠시 쉼을 즐길 수 있는 테라스에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타공만 돼 있는 사각 테이블과 긴 벤치를 두었습니다. 짙은 회색과 남색, 노란색 가구가 함께 조화를 이루도록 해 실내 공간과 통일성 있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습니다.

4층으로 올라가면 대규모 강의실과 멀티미디어 강의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공간에는 3층보다 무게감 있는 블랙과 회색을 사용하고 여기에 밝은 파랑의 가구를 포인트로 해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이용자들이 강의에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가구 형태나 벽면 색감에 신경을 썼습니다. 파란 쿠션의 이동형 의자를 두어 기능성을 높이고 차양을 위한 베이지 톤의 블라인드와 책상이 조화를 이루게 해 전체적으로 지적이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냈습니다. 대규모 강의실 중앙에는 견고한 블랙으로 테두리를 두른 간유리 폴딩 도어를 설치해 목적에 따라 두 공간으로 나눠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대규모 강의실과 멀티미디어 강의실은 모두 같은 디자인으로 구성했으며 자유로운 책상 배치로 다양한 성격의 세미나와 강의를 할 수 있게 했습니다.

요즘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주도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공간입니다. 일과 삶의 경계가 없이 넘나들며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코워킹 스페이스처럼 도시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의 열린 공간도 시민들이 함께 소통하며 도시 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곳으로 쓰이길 바랍니다. 새로운 기술을 경험하고 다른 사람들과 미래를 논하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그것이 먼 미래가 아닌 지금 우리 삶의 문제임을 깨닫게 되길 바랍니다. 도시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소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을 둘러싼 다양한 질문과 담론들 사이에서 시민들과 함께 더욱 실제적인 해결 방안들을 낳는 과학적 도시문제 연구의 허브가 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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