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edrin Building

“소리치는 것보다 속삭이는 것의 가치를 실현합니다.”

1년 365일 언제나 사람들이 붐비는 곳, 신촌.
여러 대학 캠퍼스와 상권을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가 꽃피고 지하철 2호선과 많은 버스 노선이 지나는 편리한 교통이 자리한 곳입니다.

이러한 훌륭한 지역적 환경을 가진 해들인 빌딩을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아쉽게도 주변 건물들과 별로 다를 바 없는 건물이었습니다. 단지 오래된 세월을 알려주는 낡은 외관으로 생기 없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신촌에 있는 대부분의 오래된 건물들이 각자의 이름만을 드러내고자 화려한 간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글과 영문, 빛과 색이 혼재하며 신촌 거리에 혼란스러움을 가중합니다. 오히려 제 가치를 퇴색시키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밤새 반짝이고 있습니다.

건물이 가진 가치를 새롭게 되살릴 수는 없을까?
우리는 이를 위해 사람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리노베이션(renovation)을 생각했습니다. 본래의 위치적 이점을 살리면서 그곳의 새로운 랜드마크(landmark)로 재탄생하길 바랐습니다.

해들인 빌딩은 복잡한 환경 속에서 더 쉽고(Easy), 단순하게(Simple) 표현되어야 개성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화려하고 소란한 건물들 사이에서 마치 침묵하듯 단정하고 고요하게 서 있을 때, 그 진가가 발휘된다고 믿었습니다. 소리치는 것보다 속삭일 때 사람들은 진정 귀를 기울입니다. 마찬가지로 주변과는 달리 매우 단순하고 다소곳하게 서 있는 건물에 사람들의 시선이 끌리고 머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체 외관을 백색 조로하고, 단정하고 매끈하게 벽면을 마감했습니다. 벽면의 재질과 색감은 2~3층과 4~6층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 같은 백색이 아니라 저층에 대리석 재질로 무게감을 주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느낌을 피했습니다. 대신 일률적인 크기의 사각 창을 층마다 내어 외부에서 봤을 때 정돈된 느낌이 들도록 했습니다. 입주 점포들의 간판도 최대한 간결하게 크기를 통일시키고 건물의 입구 위로 작게 자리하도록 해 깔끔한 외관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했습니다.

건물의 가장 왼쪽 상단 모서리에는 화려하게 빛나는 네온 사인 대신 둥글게 자른 종이를 살며시 끼워 얹은 듯 독특한 방식으로 간판을 달았습니다. 곡선으로 꾸며진 간판에 ‘HAE’라고 새겨진 정감 있는 글씨체가 다소 차가워 보일 수 있는 백색 건물에 부드러움을 더했습니다. 이러한 깨끗하고 단정하면서도 친절한 이미지는 건물 대부분을 차지하는 병, 의원들의 이미지와도 연결되어 건물 자체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에도 한몫했습니다.

해들인 빌딩은 훌륭한 입지적 요건 속에서도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던 건물의 가치를 리노베이션을 통해 새롭게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고요하게 울리는 시각적 임팩트를 통해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신촌 거리의 시각적 공해를 정화하는 건물로서 새롭게 인지되길 바랍니다. 가치와 함께 수익성도 올라가고 좋은 의미에서 회자되는 건물이 되길 바랍니다. 점차 이러한 생각과 디자인이 또 하나의 흐름이 되고 고요한 외침이 되어 다른 건물과 주변 환경에도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면 더욱더 좋겠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의미의 변혁이자 혁신(renovation)이고 더 큰 의미의 랜드마크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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