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cher & Farmer
Pulmuone

“진정성 있는 신선함의 판타지를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잠실 롯데월드몰 6층에 있는 내추럴소울키친(Natural Soul Kitchen)은 풀무원 계열의 생활서비스 전문기업 이씨엠디가 운영하는 그로서란트(Grocerant) 매장입니다. 여기서 그로서란트는 마켓(Grocery)과 레스토랑(Restaurant)의 합성어로 식사를 하는 델리 공간과 식재료 쇼핑을 하는 마켓 공간이 함께하고 있는 새로운 식문화 공간을 말합니다.

내추럴소울키친에서는 오픈 키친 형태의 레스토랑, 베이커리 카페, 식재료 마켓 등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신 식품 트렌드까지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공간 중 1인 팬 스테이크와 샤브샤브 전문점인 ‘부처&파머(Butcher & Farmer)’의 공간을 디자인하게 됐습니다.

우리는 먼저 부처&파머(Butcher & Farmer)와 고객과의 접점은 무엇일지 생각했습니다. 모든 브랜드가 그러하듯이, 고객과의 접점을 형성하기 위해 브랜드의 가치와 감성을 표현하는 판타지가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이 브랜드가 가진 가치에 대해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부처&파머(Butcher & Farmer)는 신선한 재료와 투명하고 신뢰할만한 조리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특징과 감성을 담아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 줄 판타지를 ‘True Fresh’라고 설정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판타지를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했습니다. 고객이 공간 안에서 마음껏 상상해 볼 수 있는 스토리, 그리고 그것을 담아내는 시각적인 장면(scene)과 행동적 요소(performance)가 필요했습니다. 

먼저 부처&파머(Butcher & Farmer)에서 취급하는 식재료들이 어떤 것들이고 또 어디에서 왔는지를 즉각적으로 인지하고 진정한 신선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몇몇 장면을 공간 안에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고객의 테이블에 오르는 음식들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조리의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써 고객들의 시선은 물론 마음마저 집중시키고자 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취지와 방향성을 더욱 잘 표현하고자 부처(Butcher)와 파머(Farmer)의 섹션을 구분했습니다. 이는 서로 다른 성격의 공간이 하나의 표현 방식으로 보였을 때 자칫 복잡해 보이거나 모호한 느낌을 줄 가능성을 피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부처(Butcher)는 스테이크와 덮밥을 요리하는 공간으로써 신선한 고기를 주로 보여주고, 파머(Farmer)는 샤브샤브 요리와 전골을 요리하는 공간으로써 자연의 농가와 채소를 연상시키는 초록빛을 공간에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두 공간 모두 오픈 키친 형태로 구성해 재료를 준비하고 요리하는 과정을 고객에게 보여주고 식재료와 조리 기구들을 전시하여 신뢰감을 더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식재료 저장고와 싱크대, 주방기구를 수납하는 곳은 보이지 않는 공간에 배치해 기능성을 높였습니다.

공간적으로 부처(Butcher)와 파머(Farmer) 가 만나는 자리이자 고객 동선과도 이어지는 디스플레이 공간은 브랜드의 주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고객의 시선을 유도하고 실질적인 포토존의 역할을 하는 구역으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러한 디자인 전략을 구성한 후, 우리는 부처(Butcher)와 파머(Farmer) 섹션에 설정한 판타지를 더욱 구체화할 환경적 요소를 각각 설계했습니다.

먼저 정육점이나 정육점 주인을 뜻하는 부처(Butcher)를 떠올렸을 때 연상할 수 있는 장면들을 모아봤습니다. 여러 부위의 고기들이 쇼케이스 뒤에 진열된 정육점의 구조, 고기를 다룰 때 사용되는 다양한 도구들, 선홍빛이 감도는 신선한 고기들이 저장된 저장고, 그리고 고기를 더욱더 맛있고 신선하게 보여주는 빛에 주목했습니다.

또 고기를 손질하는 이의 전문가다운 자세와 태도, 칼과 도마를 활용해 고기를 자르고 준비하는 과정, 달궈진 팬 위에서 고기가 맛있게 익어가며 내는 소리와 향, 연기. 그리고 하얀 접시 위로 완성된 음식이 정갈하게 담기는 과정까지 이 공간 안에서 고스란히 보이길 바랐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요소들을 모아 좀 더 세련되고 현대적인 느낌의 정육점이자 제대로 된 스테이크를 선보이는 전문적 레스토랑의 느낌을 한꺼번에 담아보았습니다. 흑색 무광 철판의 느낌을 살린 외벽은 다소 차가운 느낌을 줍니다. 그 위로 고기의 선홍빛을 닮은 네온 등으로 ‘BUTCHER’라는 타이틀 사인을 달았습니다. ‘ㄱ’자 바 테이블 앞 오픈 키친에는 같은 ‘ㄱ’자 형태의 밝은 톤 목제 선반을 달아 완성된 음식들이 나올 때 좀 더 돋보이게 했습니다. 목제 선반 위로 고기 형태의 모형과 도마, 식기구들을 달고 이곳에도 분홍색 빛을 더해 식재료의 신선함을 간결하지만 선명하게 표현했습니다. 

파머(Farmer)의 공간에 우리가 의도한 환경적 요소는 농장의 건초들, 온실 속의 구조와 디자인, 신선한 채소가 저장된 모습, 그리고 이들과 어울리는 자연광이었습니다. 또 자연스러운 농부의 모습, 영양을 생각하며 채소를 고르는 과정, 국을 끓이는 소리와 향과 연기, 넉넉하고 신선하게 담겨나오는 완성된 요리를 상상했습니다.

파머(Farmer)의 공간은 부처(Butcher)와는 전혀 다른 모습과 분위기로 형태를 잡아갔습니다. 파머(Farmer)의 타이틀 사인과 전체적인 공간 구조물은 따뜻한 느낌의 목재로 구성했습니다. 나무로 뼈대를 만들고 그 사이에 하우스 비닐처럼 불투명한 간유리를 넣어 마치 농장에 있는 오래된 온실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초록 식물들을 곳곳에 넣고 자연광을 닮은 간접 조명들을 배치해 신선한 자연의 느낌을 담았습니다.

두 공간을 이어주는 디스플레이 공간에는 서로 다른 듯하지만 결국 신선한 재료와 신선한 조리 방식을 고수하는 하나의 공간임을 보여주기 위해 붉은색으로 ‘Butcher & Farmer’의 타이틀 사인을 중간에 크게 달았습니다. 서브 사인들은 각각의 방향으로 다른 곳을 보고 있지만 ‘True Fresh’를 이야기하는 하나의 브랜드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입니다.

사실 신선함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오픈 키친 형태의 식당이 늘어나고 있어서 어떤 식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좋을지 매우 고민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하지만 예술 작품에 빗대어 표현하면 무엇이든 그 숨어있는 본질의 가치를 찾아내고 드러낼 때 가장 창조적인 작품이 탄생한다고 믿었습니다.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가 “모든 돌덩어리는 그 안에 조각상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을 발견하는 것이 조각가의 과업이다.”라고 말하고, 작곡가 발렌틴 실베스트로프(Valentyn Sylvestrov)가 “나는 새로운 음악을 쓰지 않는다. 내 음악은 이미 존재하는 것에 대한 반응이자 반향이다.”라고 말한 것도 재료 본연의 가치를 관찰하고 이미 존재하는 환경을 탐구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마음가짐으로 부처&파머(Butcher & Farmer)라는 브랜드를 다시 관찰하고 연구하면서 ‘신선함’이라는 오랜 가치를 새로운 방식과 독특한 느낌으로 풀어 내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고객이 우리가 상상한 것 이상의 판타지를 떠올리고 좋은 인상을 받게 되길 바랍니다. 또 맛있는 음식과 함께 공간이 주는 신선한 매력을 경험하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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