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ensteyn

“거친 함부르크의 바다와 항만이 펼쳐지는 벨렌슈타인의 강렬한 첫인상을 만들었습니다.”

브랜딩의 차별화는 선입관을 버리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일본 ‘쓰타야 서점’의 창립자 ‘마스다 무네아키’도 혁신은 다름 아닌 선입관과의 전쟁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먼저 브랜드가 속한 시장이 가진 이미지와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선입관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해당 브랜드만이 가진 고유한 특징, 곧 차별점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와 관련해 소비자를 유혹할만한 강렬한 이야기를 발굴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이 이야기를 여러 형태로 발전시키고 브랜드에 맞는 매체를 활용해 소비자와 소통합니다.

이러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살펴봤을 때, 아웃도어 브랜드 ‘벨렌슈타인(Wellensteyn)’은 이미 분명한 정체성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잘 부각할만한 이야기를 발굴하고, 그것을 어떻게 공간 안에 표현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였습니다. 국내 1호 매장인 만큼, 벨렌슈타인을 처음 만나게 되는 고객들이 전체적으로 멋진 첫인상을 받게 하고 싶었습니다. 이 브랜드를 국내 론칭한 SFC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유럽 전역에 이미 약 50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고, 이번이 아시아권 첫 진출이라고 합니다.

벨렌슈타인은 60년 전 독일의 항구도시인 함부르크에서 용접봉 대리점을 운영하던 창업주 아돌프 부트케(Adolf Wuttke)가 작업복을 제작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매서운 바닷바람으로부터 항만 노동자들의 몸을 보호해주고 그들의 활동성을 높여주는 기능성 의류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3대째 경영주인 토마스 부트케(Thomas Wuttke)가 의류 시장에 뛰어들면서 아웃도어 의류지만 도시인의 취향에 맞게 평상복으로도 스타일링 할 수 있는 어반 아웃도어 브랜드로 변화해 왔습니다. 2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을 타깃으로 넓은 고객층을 아우르며 의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아웃도어 의류라고 하면 대부분 산악 활동을 위해 입는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옷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벨렌슈타인은 산이 아닌 바다를 떠오르게 하는 브랜드였습니다. '파도(Welle)'와 '바위(Stein)'란 단어를 조합해 만든 브랜드의 이름처럼 다소 투박하고 거칠지만 견고하고 강한 남성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시각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아웃도어하면 산부터 떠올리는 일반 소비자들의 선입관을 바꿔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브랜드가 가진 고유성을 공간 안에 고스란히 잘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고 여겨졌습니다.

우리는 매장 콘셉트를 ’거친 바다에서 시작한 이야기(story that began in the rough sea)’로 정하고 이에 어울리는 항만, 선박 등의 이미지를 디자인 요소로 구상했습니다.

먼저 매장의 정면에는 출입구와 그 프레임을 오버 스케일로 구성하여 브랜드의 비주얼 이미지와 로고를 최대한 노출했습니다. 이는 매장이 위치한 가로수길이 주로 차량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 시선이 머무르는 시간이 짧으므로 좀 더 빠르고 강렬한 시각적 효과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매장의 내부로 들어서면 마치 함부르크의 항만을 방문한듯한 느낌을 받도록 설계했습니다. 선박 굴뚝과 항만 컨테이너, 붉은 벽돌의 건물 외관과 거친 돌 타일 바닥 등 유럽형 항구 도시의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소재와 형태를 사용했습니다. 또, 등 박스를 나열해 항만에 가득한 크레인을 연상하게끔 했습니다.

1층 내부로 들어가면 전체적으로 어두운 회색과 흰색의 차분한 톤을 사용해 그 안에 진열된 의류들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에폭시로 마감한 짙은 청색의 바닥은 깊은 바다를 묘사한 것입니다. 또, 세부 공간마다 그래픽 페인팅을 사용해 서로 다른 항만을 표현했습니다. 이는 공간을 명확하게 구분 지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2층은 프리미엄 라인의 제품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보다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중후한 갈색의 벽체와 몰딩을 사용했고 몰딩 패턴으로는 헤링본(herringbone) 문양의 우드 플로어링(wood flooring)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바로 2층 난간입니다. 2층 난간의 측면을 직선이 아닌 곡선의 형태로 바꿔 화물선의 선미(船尾)를 재현했습니다.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직설적으로 풀어낸 하나의 장치이자, 벨렌슈타인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표현한 공간입니다. 고객들이 이곳에 서서 1층 홀을 내려다봤을 때, 마치 선박 위 갑판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길 바랐습니다. 이처럼 매장 곳곳에 사실적으로 접목한 디자인 요소들이 이 브랜드가 가진 활력 있는 이미지를 한층 더 부각해 주었기를 바랍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가격이 아니라 차별화에 있습니다. 브랜드가 제시한 차별적 가치에 소비자가 공감할 때 구매가 일어나고 그에 따라 브랜드의 힘은 더욱 강력해진다고 합니다. 벨렌슈타인의 국내 1호 매장을 디자인하면서 브랜드의 소중한 역사와 중심 이야기가 이 공간을 통해 고객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랐습니다. 벨렌슈타인이 가진 차별적 가치를 눈에 보이도록 강조하는 일에 일조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더 많은 고객이 이 브랜드가 가진 독보적인 가치를 알아보고 공감하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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